이러니저러니 하면서도 그다지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을 것 같지만, 왠지 이대로 사라지는 것은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기에 결국 돌아왔습니다.
뭐, 이렇게 쓴다고 한들, 누가 돌아왔는지도 모를 것이니 상관없지만요.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
제목만으로는 무슨 책인지 살짝 구분이 가지 않는 이 책이 바로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기게 된 계기입니다. 원래 나쁜 것은 적당히 숨겨야 하지만 좋은 것은 널리 알려야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는 모두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의 피해자인 '권승민' 군의 어머니가 쓴 책입니다. 자신이 경험한 일을 주위에 알리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책이라고 합니다. 글을 한 줄 한 줄 읽어나갈 때마다 절절한 아픔이 묻어 나오네요.
주위에 있던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인데, 하물며 아들이 학교 폭력의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라는 것은 적당한 합의... 합의... 합의... 합의한다고 죽은 자식이 살아난다면 합의, 아니 그보다 더 심한 것이라도 못하겠습니까마는, 죽은 아들은 어떤 행동을 해도 살아나지 않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아들이 바라던 것을 이루어 주기 위해... 그 하나만을 위해 학교와, 가해자와 싸우기를 결심합니다.
'새파란 자식은 어두운 냉장고 속에 누워 있는데 난 살겠다고 억지로 밥을 넘기려니 벌을 받는 것이리라.'
하지만, 어머니의 가슴 속에 맺힌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학교 폭력이라는 것은 존재했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폭력으로 인해 자살을 하고, 선생님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뭔가 상상하기 어려운 학교가 되어 가는 듯합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이미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린 걸까요? 아니면 제가 보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제대로 유지되고 있을까요.
의문만이 생기는 요즘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는 어떻게 봐도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은 아닙니다. 웃으면서 보기에도 적합하지 않지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책이 요새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았는지 물으면, 이 책을 말해 주겠지요.
누구든지 한 번쯤은 읽어 보았으면 합니다.
-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