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이래저래 일이 많았기에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한참이 지난 지금에와서야 감상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고 생각하지만 원작은 동명의 웹툰입니다. 작가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웹툰이 영화 계약을 했다고 하는 강풀이지요. 뭐 사실 강풀의 초기 작품들은 영화 계약이 안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니 모든 웹툰은 아니겠지만 많은 웹툰이 영화화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겠지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 웹툰의 두가지 축 중 하나인 '순정만화' 라인의 작품입니다. 다른 라인의 작품도 있지만, 사실 이쪽이 더 강풀에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두가지 다 재미있다는 점은 마찬가지지만요.
강풀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본격적인 영화이야기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제목에서도 여실히 알 수 있듯이 사랑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주인공들이 쉽게 말해 '어르신'이지요. 다르게 말하자면 '어르신들의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그대를 사랑합니다]이겠네요.
그리고 그 '어르신'이라는 부분에서 제목에서 '그대'라는 대명사가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요. 사실 사랑을 고백하는데 '그대'라고 상대방을 부르는 사람은 흔하지 않겠지요. 멀어보이기도 하고 어색한 느낌이 드니까요. 하지만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의 '그대'는 그 이상의 표현이 없을만큼, 완벽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일반적인 로맨스물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역시 주인공의 연령과 그들의 만남입니다. 일반적인 영화에서 노인이 등장한다는 것은 과거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라던가, 무언가 삶의 교훈을 주는 것, 설령 직접적인 사랑을 한다고 해도 그 대상은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에 만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지지요. 코미디물에서는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누구도 '어르신들의 사랑'을 진지한 사랑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는 '어르신들의 사랑'을 우리들의 사랑과 동일한 연장선상에서 두고 보고 있습니다. 선물을 주고 받고 그것에 기뻐하고, 다른 이성과 있는 것을 보면 질투하는 뭐 세상에 흔하게 널려 있는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장면들은 마치 "너희들만 이런 사랑을 할 줄 아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사랑'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까지도 지니고 있습니다. 평생을 같이 해온 사람없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그 한가지 이유만으로 같이 죽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은 흔히들 어렸을 때 남발하고 다니는 "죽을때까지 함께 하겠어"와는 격이 다른 그런 선택입니다. 젊을때의 치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즘 흔히 말하는 허세도 아닌, 단순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 형태의 사랑이니까요.
사실, 사랑은 사랑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형태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수 만큼이나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젊은이들의 사랑만을 진정한 사랑의 모습으로 보고, 느껴온 것은 우리들입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 말이죠.
-潾-
ps1. 나름 호평만 있지만 사실 영화로 만들면서 웹툰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동적인 부분들이 사라져서 아쉬운 기분도 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부분부분 잘려나간 내용들 때문에 왜? 라는 의문이 생겨버렸으니까요.
ps2. 사실 지금까지 웹툰에 대한 감상은 하나도 적지 않았는데, 으음,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 고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