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영화 그 자체가 아닌 다른 걸로 이름을 알리고, 다른 것으로 사람들에게 그 존재가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기다리다 미쳐는 그 두가지가 다 혼합되어 있는 듯 하다.
이 영화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은 영화보다 만화가 먼저였다. 웹툰으로 즐겨보던 것이 영화가 상영되기 전에 광고 식으로 한 거였으니까. 그럼에도 만화가 끝난 다음에는 잊어버리고 있다가 근래에 들어서야 우연히 보게 되었으니 만화를 사용한 알리기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거기다가 영화를 본 다음에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에서 나오는 음악이었다. 영화를 다 관람한 다음 바로 음악을 찾았을 정도이니 아무래도 나에게는 기다리다 미쳐는 영화보다는 음악으로 더 기억에 남을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군대에서 헤어짐을 경험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서 헤어짐을 경험한다. 어쩌다 한명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한명이 남는 것이 정상이다.
뭐, 그런 것을 알고 있는데 이런 영화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리 없다. 여자가 잘못한 것이든, 남자가 잘못한 것이든 결국 군대에 남자를 보낸 커플은 위험하다. 라는 결론은 아마 대한민국에 군대가 존재하는 이상 바뀌지 않을 것이다.
-潾-
ps. 기다린다고 기다렸다면, 세상은 아름다웠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