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작년즈음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더블브리드] 마지막 권에 대한 감상을 적었던 것이 말이죠. 개인적으로 어떤 장르이든 간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을 즐기는 관계로 슬프게 끝난 작품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감상을 쓰는 버릇이 있습니다. 아마도 [더블브리드] 역시 좋은 평가를 내리지는 않았겠지요.
그렇게 1년즈음 지난 요즘에 와서 다시 한번 [더블브리드]를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무리-라고 생각하고, 얌전히 새로 나온 단편집을 읽게 되었지만요.
[더블브리드 Drop Blood]는 단편집입니다.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과거와 현재입니다. 과거는 하얀머리의 더블브리드, 유우키의 초등학생일때의 이야기입니다. 역시 유우키는 과거에도 별로 다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이었습니다. 하긴, 술도 마시는 초등학생으로 나오니 조숙함의 문제가 아닐수도 있겠지요.
현재의 이야기는 여러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호랑이 이야기도 있고, 새 이야기도 있고, 불도마뱀 이야기도 있습니다. 본편을 읽으면서 이때 어떤 일이 있었던 거야? 라는 의문을 품을만한 사건이 단편소설로 나왔다고 해야 할까요. 뭐 그런 느낌입니다. 읽으면서 느낀 것이라고는 나도 연기와 불 만으로 살 수는 없을까? 라는 상당히 비상식적인 감상이었지만요.
그리고 아마도 이 단편집에서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의 완결에서 바로 이어지는 짧은 단편이 마지막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야마자키 타이치로는 생물과 미치가 짧은 여행을 하고 그 여행의 끝에서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뭐랄까, 본편에서의 궁금증을 대폭 풀어준다거나! 엄청난 액션을 그려서 유우키의 활약이 돋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런 일들이 있었다. 라는 식의 전개이기에 성미에 맞지 않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더블브리드]를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런 단편입니다.
-潾-